오랫동안 묵혀두었다가 쓰는 독서기록이다. 리뷰를 작성한 것은 벌써 1년반 전이고, 써두고 나서도 한참을 고민했다. 이 리뷰를 보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이유는 뭘까. 김규항의 글은 간결하고 담백해서 대학생 시절부터 좋아했다. 이어령 스타일의, 뭔가 덕지덕지 붙이거나 있어보이는 척 하는 문체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식인의 쿨내'가 나는 글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내가 책 리뷰만 써봐도 글을 기름기 없이 쓰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글을 쓰는 사람은 알고 있다. 힘이 있는 글과 말이 모여 담론이 되고, 그 담론이 커져서 여론이 되었을 때 가지게 되는 그 힘을. 김규항의 글은 과도하게 힘이 들어 갔을 때 생기는 기름기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B급 좌파'의 문체가 유난히 더 그랬었다. '혁명노트'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