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상'의 마지막 대사였다. '나는 파도만 보았을 뿐, 바람을 보지 못했다.' 사람 얼굴이라는 현상만 볼 줄 알았지, 변하는 시대를 읽지 못했다는 주인공의 통한의 한 마디가 큰 울림으로 남아 있다. 아들을 잃은 아버지인 관상가, 이제 부서지는 파도가 아닌, 파도를 일으키는 보이지 않는 바람을 보려한다. 우리는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 세상이 좋아진 덕분에 우리는 여러가지 미디어를 동원해 세상을 읽는다. 세상이 너무 좋아진 덕분에 우리는 세상을 직접 경험하는 일을 급격하게 줄여 왔다. 이제 아주 가까운 일상을 제외하면 모든 것은 검색엔진과 미디어 안에 있다. 심지어 검색엔진을 잘 이용하지도 않는다. 미디어가 떠먹이는 것을 받아먹는다. 과거로 돌아가면 뭔가 더 나은 것인가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세상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