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 10

책, 고전, 미니멀리즘

책을 좋아거나 소개하고 고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가르치는 것은 장단점을 보두 가지고 있다.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듯이. 책을 산다고 해서 그 책의 지식을 가질 수는 없다. 지식을 습득하는데는 시간이 필요하고, 지식을 익히고 시험하고 나만의 경험과 지혜로 승화시키는데는 노력이 필요하다. 책을 사고 고전 강의를 듣고 즐기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게 학습자가 원하는 삶을 당장 제공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책, 독서, 고전이라는 단어들은 무조건 좋을 것만 같지만, 정신 세계에도 미니멀리즘은 필요하다. 머리와 가슴을 쓰는 시간을 줄여야 움직여 실행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고, 효율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종의 새해 맞이랄까. 내가 가진 모든 책을 꺼내어 쌓아본다. 책 ..

실행 2023.02.10

내가 그레타 툰베리를 비웃는 이유

그레타 툰베리 (Greta Thunberg) 가 말하는 많은 것에 동의한다. '기후변화' 라고 단순히 말하기에 '기후문제'는 분명히 일상생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분명히 기후 문제에 대해 뭔가를 해야하지만, 국제정치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답답한 상황인 것도 안다. 툰베리의 나이가 19세라는 점을 이유로 그녀를 평가절하하는 것은 논리적인 비판이 전혀 아니다. 환경에 대한 심모원려에 대해서 공감하는 점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월 8일자 가디언지에 기고된 그레타 툰베리의 글은 비웃음이 나오는 글이다. 윤리적으로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일에대한 도덕적인 분노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툰베리의 실망스럽기 그지없는 문장을 직접 인용하겠다. "Beyoncé was wrong. It is not g..

실행 2022.11.01

생명이 끝난 모임은 해체되어야

끝난 조직은 끝난 것이다. 각종 스터디 모임에 꽤 나가본 편이고, 그 모임들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으면 반드시 끝나서 해체되어야 한다. 오랫동안 결과가 없거나 모이는 목적이 불분명한 모임이 길어져봐야 서로의 인생에 큰 도움이 안 된다. 잠시 참여했던 GRE 스터디 모임부터 영어, 독서모임, 음악, 커피, 와인동호회 등 여러가지 유료 무료 모임들을 통해 배운 것이다. 끝나야 모임이 제대로 흩어지지 않으면 항상 안 좋게 헤어지게 된다. 어떤 형식의 모임이든 원래 모임의 목적이 해소되고 나서 흩어지지 못하면, 뭔가 다른 목적이 그 자리를 채운다.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다던지, 누군가를 이용해 사기를 치려고 한다던지, 아니면 원래 왜 모였는지도 모르게 그냥 편해서 같이 시간만 보내는 조직이 되고 만다. 기업에 퇴..

실행 2022.08.04

문이과 통합수능 - 간과하는 몇 가지와 교육 시스템의 속성

애초에 문과 이과를 나누어 두고 뭘 배우겠다는 생각 자체가 글러먹은 생각이다. 각 과목마다 나름대로 필요한 이유가 있어서 공부할 때는 그렇게 어렵고 싫어도 막상 나중에 뭘 써먹어보려면 어떤 과목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은 것이 아까워지는 순간이 살면서 한 번 쯤 오게 된다. 이건 애초에 도입하지 않았어야할 불필요한 구분이었다. 문제는 문과와 이과라는 구분이 대학입시와 수능 체제에 중요한 구분이었는 점이다. 전형에 들어가는 수험생 총원을 구분하는 기본이었기 때문이다. 문이과 교차지원 허용치가 낮았기 때문에 별 얘기가 없다가 지난 수능이 끝나고 2월쯤 대입 결과가 나오자, 역시 문과가 손해를 많이 보았다라는 정도를 뛰어넘어 '문과침공'이라는 자극적인 문구로 기사륻이 쏟아진다. 벌써 23년 수능이 100일 앞으로..

실행 2022.07.28

2022년, 모기보다 초파리가 많은 여름

식탁 위에 조금이라도 소스가 묻거나 남아 있는 과일 껍데기가 있으면 어김없이 초파리가 모여든다. 그런데 신기하게 모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없는 것은 아니고 간혹 한 두 마리씩 나다녀 물릴 때가 있지만, 예전처럼 모기가 많아 방충망과 배수구에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은 전혀 아니다. 잠들었다가도 갑자기 '앵~' 하는 소리에 깨어 운이 벌개진채로 흡혈귀를 찾아 전등을 전부 켜재끼고 반드시 약이 아닌 손으로 모기를 때려잡고야 말겠다는 집념이 생기는 여름이 아니다. 그 대신 어디 두유같은 것이라도 다 먹고 미처 치우지 못하거나, 음료수 방울이라도 바닥에 떨어져 있으면, 곧 점점히 털이 자라는 것처럼 초파리가 날아와 앉는다. 손으로 초파리를 잡는 것도 즐겁지가 않다. 손으로 내려쳐서 짓이겨진 초파리는 피처럼 벌건..

실행 2022.07.23

유튜브, TV, 책을 대하는 태도

유튜브와 소셜미디어부터 케케묵은 책까지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을 대하는데는 각기 다른 태도가 필요하다. 어느 한 쪽에 쏠려 다른 미디어를 전혀 취급하지 않은 경우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지만, 뭐가 맞고 틀리다보다는 서로 다르게 생겨먹은 정보의 채널들을 어떤 식으로 다루고 있는지 정리는 필요하다. 부모님과 이야기를 해보면 의도치 않게 답답함이 치솟을 때가 있다. 부모님이 TV로 얻은 최신 뉴스가 나는 이미 하루 전이나 아침에 포탈/브라우저 뉴스 동기화로 이미 한물간 뉴스가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자식된 입장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그걸 시작으로 부모자식간의 대화를 나누게 되지만, 실질적인 속도의 차이가 느껴질 때마다 답답한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여기에 균형이라는 것이 있을 수 있을까. 1. 유튜브 (..

실행 2022.07.15

살 권리와 대접 받을 권리

두 가지를 혼동한다. 살아갈 권리와 대접 받을 권리,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권리다. 이 혼동은 살만해졌다는 얘기다. 살 권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권리다. 죽음이 아닌 선택지밖에 없는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니. 대접 받을 권리는 다르다. 인정받는 것에 대한 것이고, 인정받지 않아도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상황 에 대한 이야기는 살 권리를 따지는 사람에게는 사치에 가깝게 느껴지는 것에 해당한다. 쓸모있는 것을 제공했늘 때 사람은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그에 따른 권력을 얻는다. 정치적 올바름을 극단적으로 지향하는 사람들은 대접 받지 못하는 것이 생존을 위협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틀렸다. (다르다고 얘기하지 않았다. 그냥 틀렸다.) 생존의 문제와 사회적 인정에 수반되는 권력의 문제를 같다..

실행 2022.07.09

성공과 실패, 합격과 불합격, 승리와 패배는 항상 있다.

대중은 성공과 실패가 있다는 걸 외면하고 있다. 인간 세계에 승리자와 패배자가 있다는 생각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한다. 패배자에 대한 보조와 지지는 구성원의 재기를 지원하는 것이 원래의 목적이다. 문제는 목적을 구현하기 위해 논리를 가다듬고 지원을 늘릴수록 거기에 의존하는 사람도 늘어난다는데 있다. 시험에 불합격한 사람이 불합격때문에 인생을 포기할 필요가 없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불합격을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정치적 올바름 (PC, Political Correctness)은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논리이지만, PC 때문에 약자와 소수자가 더 나약해지는 것은 분명한 부작용이다. 아마도 조던 피터슨의 2014년 인터뷰 영상들이 PC의 부작용에 대한 반작용이었..

실행 2022.03.12

선거철, 협박이 난무하는 이유

페이스북 타임라인이나 특정 포털에 가면 협박에 준하는 언사로 도배되는 시절이다. 2022년 한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심지어 내가 알고 지내는 사람들도 남을 함부로 깎아내리는 발언들을 거리낌없이 한다. 나이와 경력을 봐도 그러지 않을 것 같은, 심지어 이전 선거에서는 그러지 않았던 사람들도 함부로 막말을 한다. 후보를 악마화하는 것은 기본이고, 특정 지지자층을 향한 적폐화를 서슴없이 한다. 나도 저 봉투의 내용물 중에서 가장 가치 있는 정보가 투표소 위치와 투표인 번호 같은 인적사항이라는 것을 안다. 나머지는 다 쓰레기다.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 같은 것들은 어차피 지키지 않거나 못할, 이전에 나왔다가 재활용 하는, 통과되지 않을 운명이거나 실현되더라도 10년 후에나 가능한 것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실행 2022.03.05

쓸데없이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려 한다.

주식을 배우고 싶으면 일단 어떤 기업이든 한 주라도 사 놓고 그 다음을 생각해야 정상이다. 꼭 증권사 계좌도 준비안 된 상태에서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고 뭐가 맞는 투자인지 어떻게 하면 잃지 않을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 세상을 우습게 본단 얘기다. 굳이 주변 사람들에게 투자를 권하지 않는다. 처음에 시작하면 분명히 고통이 따르기 때문이다. 초창기에 샀던 주식 중에 딱 한 번 분식회계 때문에 상장폐지된 종목이 있다. 심지어 그것도 미국 시장에서. 미국 시장은 그래도 괜찮을 거라는 말도 다 소용없는 말이다. 지금 그렇지 않아도 디디추싱의 상장폐지 얘기가 이미 나왔다. 잘 모르는 걸 배우려고 하면 당연히 깨지기 마련이다. 확실히 필요한 것은 '적게 깨지는 것'이지, '깨지지 않는 것'이 아니다. 세상은 만..

실행 2021.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