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살이 40년만에 지리가 주제인 좋은 책을 만났다. 주제를 지리라고 한정하는 것이 사실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김시덕 작가의 대서울의 길은 단순히 지리학과 입지에 제한된 주제를 다루는 책이 아니다. 책의 내용상 부동산 개발사에 대한 이야기가 다수 등장하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완전히 실패로 끝났기 때문에 얼핏 보면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책인 것 같지만, 사실 부동산에 대한 책은 더더욱 아니다. 작가의 주장을 요약하면, 우리가 사는 공간은 면이 아니라 선이다. 우리가 지하철 역세권에 목숨을 걸고, 조금이라도 출퇴근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는 이유는 도시의 발달이 관악구, 경기도 같은 면적으로 대표되는 행정구역이 아니라 9호선, SRT 같은 선을 타고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카나트'에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