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운영

책을 읽고 실행에 옮긴다는 것 (feat. 고전과 세컨드 블로그의 의미)

불곰맨발 2022. 1. 12. 00:51

책에 몰입하는 것은 좋지만, 책에 자기결정권을 넘기지 않는다. 다만 배운 것이 있다면 바로 몸을 움직여 익힌다.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이 있지만, 엄밀히 이 말은 틀렸다. 책 속에 있는 길은 책에 적혀 있는 길이 아니라, 책을 읽고 내가 찾아가는 길을 만들어 낼 때 의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지금 이렇게 일기에 가까운 글을 수익형 블로그에 적는 것은, 나만의 동기말고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내가 생각하는 바를 적는다는 점에서 나한테 있는 가치야 물론 있지만, 수익형 블로그로서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런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블로그 운영에 대한 책을 읽는 것은 시작일 뿐이다. 블로그질을 하다가 욕도 먹어보고 악성댓글도 겪어보고 애드센스 거절도 당해봐야 블로그 운영에 대한 책에서 '배운 지식'을 '익히게' 된다. 이 블로그의 카테고리에 나만의 뜬금없는 글을 적는 카테고리중 하나의 이름이 '실행'인데는 이유가 있다. 

이전 블로그였던 '주유는 자유다'는 나름대로 궤도에 들어섰다. 이 블로그는 나의 네 번째 도전이고, 첫 번째 블로그는 실패했고, 세 번째 블로그는 애드센스와 씨름중이다. 무슨 블로그를 네 개까지 하느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 5번과 6번도 있다. 그럴 정성이면 유튜브를 하지 그러느냐라는 반문도 할 수 있겠다. 물론 나는 유튜브를 시도해보았다. 그것도 두 번이나 실패했다. 내 얼굴을 드러내 놓고 하는 유튜브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규칙적으로 컨텐츠를 생산하는데 실패했다. 그래서 유튜브는 완전히 때려치운 것인가, 아니다. 유튜브를 접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 역시 아직 진행중이다.

다만, 내가 아직 블로그를 열심히 하고 있는 이유는 글로 적는 것이 훨씬 불특정다수의 대중과 거리를 두면서 좀 더 편하게 컨텐츠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잘 교육받은 먹물답게 블로그에서 글쓰는 것이 훨씬 편하다. 일단 생산량에서 밀리지 않아야 좋은 글도 쓰고, 좋은 영상도 만들게 된다. 블로그만 해봐도 처절하게 느낄 수 있다.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검색어를 선점하지 않은 블로그에 자주 글을 올리지 않으면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다. 이건 그냥 세상의 진리 같은거다. 블로그는 영상을 위한 대본을 쓰는 장소처럼 생각해도 된다. 그리고 검색엔진과 소셜미디어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블로그를 해보고 유튜브에 대한 고민도 해봤으니까 럼블이나 로컬스 같은 다른 플랫폼도 생각해볼 기회가 있는 것이다. 

독서를 주제로 한 컨텐츠 중에는 독서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있고, 독서를 사이드로 끼고 가는 채널들도 있다. 좋은 크리에이터는 많지만, 책에 대한 의견만큼은 생각이 다른 부분이 많다.

고전이란 지금까지 오랜 시간동안 살아남은 텍스트다.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고전으로 인정받고 지금도 독자가 있다는 것은 분명히 어떤 보편적인 지식이나 지혜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걸 고전의 신성함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 이건 고전이 그만큼 검증을 받았다는 뜻이지, 고전에 어떤  마법적인 특별한 것이 있기 때문이 아니다. 어떤 특정 고전을 신성불가침으로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같은 실수를 범해왔다. 공자의 신주를 모셨던 유학자들이 그랬고, 기독교가 그래왔으며, 이슬람 역시 그랬다. 고전에 과몰입해서 자기결정권을 넘겨버리면 무오류의 오류만 남는다. 

독서는 대충해도 된다. 책을 건성건성 읽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간헐적으로 읽어도 좋고, 책 자체보다 책에서 옮길 행동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니 책은 가끔, 혹은 예상보다 적게 읽어도 좋다는 의미이다. 관우는 춘추 한 권을 제대로 읽었고, 춘추를 읽었다고 유명한 것이 아니라 무장으로서 춘추를 실행에 옮김으로서 역사에 족적을 남겼다.

이 블로그는 아주 작은 행동의 일환이다. 세컨드 블로그를 하는 이유는 내가 읽은 책의 내용을 블로그 운영이라는 행동으로 바꾸려고 하기 때문이다. 글을 쓰는 것은 블로그 운영의 아주 작은 부분이다. 아직도 내 또래 이상의 연령대에서 특히나 그런 인식이 남아 있는데, 블로그 운영이 일종의 '매문' 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블로그나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소셜미디어에 대한 논란거리는 있지만, 그렇다고 이걸 '글을 팔아먹는 행위'라고 비하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제대로 글을 팔아먹고 있는 사람들은 메이저 언론사의 기자들과 데스크다. 백번 양보해서 블로그와 언론사의 글이 플랫폼의 차이를 뺴면 뭐가 다른가. 

결국 책을 읽고 행동에 옮긴다는 것은 나 말고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일이다. 내가 나서서 하지 않는 일을 다른 사람이 따라할 리가 없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병력을 움직이게 하려면, 그럼으로써 이익이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내 성긴 기억에는 손자병법에 나오는 말이다. 나는 광고 수익을 취할 목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한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익힌 것을 실천함는 나에 대한 효과와 나의 실천과 거기에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광고수익을 보고 다른 사람들도 설득할 수 있기를 바란다. 

 

언젠가 이 글을 보고 낄낄거리며 웃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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