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에 조금이라도 소스가 묻거나 남아 있는 과일 껍데기가 있으면 어김없이 초파리가 모여든다. 그런데 신기하게 모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없는 것은 아니고 간혹 한 두 마리씩 나다녀 물릴 때가 있지만, 예전처럼 모기가 많아 방충망과 배수구에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은 전혀 아니다. 잠들었다가도 갑자기 '앵~' 하는 소리에 깨어 운이 벌개진채로 흡혈귀를 찾아 전등을 전부 켜재끼고 반드시 약이 아닌 손으로 모기를 때려잡고야 말겠다는 집념이 생기는 여름이 아니다. 그 대신 어디 두유같은 것이라도 다 먹고 미처 치우지 못하거나, 음료수 방울이라도 바닥에 떨어져 있으면, 곧 점점히 털이 자라는 것처럼 초파리가 날아와 앉는다. 손으로 초파리를 잡는 것도 즐겁지가 않다. 손으로 내려쳐서 짓이겨진 초파리는 피처럼 벌건..